개발자에게 오퍼받는 개발자 되기(feat. 문대승님)

개발자 커리어 탐방 시리즈 문대승님

지난 9월 1일, 문대승 님을 만나 혼자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어떤 오퍼를 받았는지도 솔직하게 여쭤보았습니다.

 

대승님의 작업부터 먼저 소개드릴게요.

• 페이지 전환 애니메이션 라이브러리: https://ssgoi.pages.dev
• 커스텀 그래픽 렌더링 라이브러리: https://flitter.dev
• 쉬운 ERD 제작을 위한 라이브러리: https://easyrd.dev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만들게 된 계기

 

빈산👷‍♂️: 처음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이하 오픈소스) 제작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승👨‍💻: 처음 만들게 된 오픈소스는 노션 기반 블로그였어요. 취업이 목적은 아니었고, 제 블로그 작업이 불편해서 만들게 되었는데요. 나만의 니즈를 위해 만들었지만 비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오픈소스로 공개했어요. 지금은 접었지만요.

 

빈산👷‍♂️: 그렇다면 첫 번째 작업은 오픈소스긴 했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진 않았다고 봐야겠군요. 두 번째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처음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대승👨‍💻: 두 번째 작업은 실무를 하다가 만들게 되었어요. 당시 저는 요구사항에 맞춰 차트를 만드는 일을 했었습니다. 기존의 어떤 차트 라이브러리를 써도, 아주 간단해 보이는 요구사항을 다 맞추기가 불가능했어요. 한 번은 오픈소스 코드를 다 파헤치고, 내부 프라이빗 변수를 건드려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빈산👷‍♂️: 요구사항이 예측하기가 어려웠나요?

 

대승👨‍💻: 그렇기도 하지만, 캔버스에 렌더링 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css에서는 간단한 속성만으로 해결되는 게 캔버스에서는 x, y좌표 직접 계산해줬어야 했거든요. 그래서 기존 차트라이브러리는 제한적인 커스텀만 가능했던 거죠.

그래서 캔버스를 css처럼 박스모델로 스타일링을 할 수는 없는지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빈산👷‍♂️: 차트 라이브러리가 문제라고 느꼈지만, 새로운 차트 라이브러리가 아니라 캔버스 렌더링 라이브러리를 만들려고 한 거네요?

 

대승👨‍💻: 맞아요. 그게 Flitter입니다. 처음에는 주니어인 제가 하기에는 너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Flutter랑 개념이 비슷하니까, dart로 되어있는걸 javascript로 옮기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했어요.

 

빈산👷‍♂️: 그래서 이름이 비슷한 거군요?

 

대승👨‍💻: 네.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어요. 오타 하나 내면 제 라이브러리가 검색되도록 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Flitter를 검색해도 오타인 줄 알고 Flutter로 검색되는 게 문제가 있더라고요.😅

 

빈산👷‍♂️: 이름에서 그런 문제도 발생할 수 있군요.😅

 

사람들에게 내 오픈소스를 알리려면?

빈산👷‍♂️: 그렇다면 Flitter는 사람들에게 알려졌나요?

 

대승👨‍💻: 처음에는 제가 꽤 멋진 걸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코드만 있어도 사람들이 사용해 줄 것 같았어요. 제가 잘못생각해도 한참 잘못생각했죠. "Next도 이렇게 자세하게 문서를 만드는데 내가 뭐라고 안 만들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문서와 랜딩페이지를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빈산👷‍♂️: 실제로 Flitter의 랜딩페이지가 정말 있어 보여요. 개발자 개인이 만들었다고 믿기지가 않네요.

 

대승👨‍💻: 감사합니다.😊 AI(claude)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도 아무도 안 쓰더라고요. 그때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빈산👷‍♂️: 그때부터 링크드인을 시작하신 건가요?

 

대승👨‍💻: 포스팅을 하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에요. 개발과 관련된 양질의 글을 쓰면 제 라이브러리도 발견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낭패를 봤죠. 정말 많은 글이 묻혔어요. 지금도 제 팔로워가 천명이 넘지만 어떤 글은 좋아요가 10개도 안 달려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떤 글이 잘 되는지 살펴봤어요.

 

빈산👷‍♂️: 어떤 글이 보통 잘 되나요?

 

대승👨‍💻: 제 글 중에서는 react나 next 같은 키워드가 잘 먹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이 써서 그런가 봐요. 같은 프론트엔드라도 마이너한 지식은 묻히더라고요. 그 외에 AI 생산성, 감성글 등의 카테고리도 있었는데 잘 되는 것 같진 않네요.😓

 

빈산👷‍♂️: 유튜브에 어떤 썸네일이 잘 되는지 분석하듯이 비슷한 일을 하고 계시군요.😀

 

대승👨‍💻: 맞아요. 요즘에는 잘 읽히는 글, 눈에 띄는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생긴 변화

빈산👷‍♂️: 그렇다면 이런 활동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대승👨‍💻: 네. 라이브러리가 알려지고 쓰이는 것도 있고요. 이전보다 더 디테일한 제안이 들어오기도 해요.

 

빈산👷‍♂️: 이전보다 디테일한 제안이란 어떤 건가요?

 

대승👨‍💻: 예를 들면, 제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만들다 보니 관련해서 제안이 왔었는데요. 큰 회사에서는 사내용 라이브러리를 보통 만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오픈소스를 만들고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서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하셨나 봐요. 또, 제가 잘 읽힐 만한 글을 쓰는데 신경 쓰다 보니 그 점을 좋게 봐주시고 제안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제 학력이나 이력을 보고 이직 제안이 들어왔었어요. 보통 스타트업 대표님이나 헤드헌터분들이 제안을 주셨죠. 그때도 오픈소스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태도에 관련된 얘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안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빈산👷‍♂️: 대승님을 원하는 이유가 이전보다 훨씬 디테일해졌다는 뜻이군요?

 

대승👨‍💻: 맞아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좀 더 명확하고, 작업스타일도 알 수 있어서 저는 더 좋더라고요. 게다가 저랑 같이 일하게 될 분들을 먼저 만나 뵙게 된 것도 좋았어요. 그분들이 보통 인사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 들 이어서 영향력도 다르게 느껴졌고요.

 

빈산👷‍♂️: 모두 개발자 분들이셨고요?

 

대승👨‍💻: 네. 큰 회사의 개발 리드급 분들이셨습니다. 저도 큰 회사는 인바운드 지원자가 많으니 아웃바운드 컨택은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오픈톡방에서도 비슷하게 제안이 온 적이 있어요.

 

빈산👷‍♂️: 오픈톡방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신 걸까요?

 

대승👨‍💻: 아니에요. 링크드인은 좀 더 정제된 정보를 나누는 곳이라면, 오픈톡방은 좀 더 캐주얼한 느낌입니다. 질문과 답을 하기도 하고, 일상 얘기를 하기도 해요. 리액션만 많이 해도 눈에 띄어요. 저도 특별한 활동을 했다기보다는 질문하고, 답변하고, 리액션하다 보니 오퍼가 왔어요. 실력 있다고 생각했던 분이 주신 오퍼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링크드인의 목표에 대해서

빈산👷‍♂️: 마지막으로, 커뮤니티 활동은 어떤 목표로 하고 계시나요?

 

대승👨‍💻: 물론 처음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오픈소스 마케팅이지만, 지금은 딱 정해진 목표는 없어요. 나중에 제가 만든 서비스의 홍보를 한다거나, 팀의 채용을 돕는 등 다양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 배워 놓는 것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추가로, 신뢰자산을 쌓는데도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이직을 한다면, 보통 동료들과 처음부터 신뢰를 쌓아가야 하겠죠. 제가 만약 커뮤니티에서 실력 있는 개발자라고 생각했던 분과 함께 일하게 된다면 이 분을 많이 신뢰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될 거예요.

 

빈산👷‍♂️: 아, 제가 만약 대승님과 함께 일한다면 문서 작업이나 라이브러리 설계와 관련해서 믿고 맡길 수 있게 되는 것처럼요?

 

대승👨‍💻: 맞아요. 그런 부분이 초기에 많은 시간을 절약해 주게 될 것 같아요.😀

 

마치며

대승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마냥 어렵게만 볼 것이 아니라, 일단 내가 겪는 문제로부터 시작해 보면 된다는 통찰을 얻었습니다. 더불어 채용과 관련된 이야기는 저의 관심사와 너무 밀접하게 닿아있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보시는 분들도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더 생생하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눠주신 대승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픈소스와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